비가 오는 날 오후, 왠지 쓸쓸하게 느껴지는 날.. 한잔의 술이 그리워지는 날.. 혼자 마시기는 그렇고 누구를 불러냈다. 유난히 술을 좋아하는 누구.. 그러나 몸도 사릴 줄 아는 누구.. 술 마시기에는 내 성격과 잘 맞는 누구.. 그래서 오늘은 누구와 한잔하기로 했다. 호우 주위보가 내려진 날, 우리 집 근처 허름한 술집에서 누구랑 만났다. 술 마신 이야기는 밋밋하니 그냥 그렇고, 술 마신 후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기분 좋게 술 마시고 귀가하려고 문을 열었을 때, 밖에는 아까보다 더 거세게 비가 쏟아지고 있었다. 그런데, 누구 의 우산이 없어졌다. 한잔의 술을 마신 누구는 무척이나 언짢은 듯 욕지거리가 시작되었다. "어느 개~~*년이 내 우산을 가지고 갔어..?? 아~! 아까 그 c8년이 가져갔구나 c앙년..!!" 누구는 우산을 가져가는 여인을 봤다고 한다. 그러나 설마 남의 우산을 가져갈까? 신경 쓰지 않았단다. 오늘 처음 우산을 사서 두 번밖에 펴 보지 않았다는데 얼마나 억울할까? 그 억울함은 술에 취하면 배가된다. 보고도 당한 누구는 무척이나 화딱지가난 듯 욕지거리는 계속 이어졌다. &&*년 육실할 년, 개~%% 년, 존** 싸가지 없는 년.. 등등 내가 듣기도 민망할 정도였다. 당사자가 없을 때 욕을 하면 주위에 있는 사람이 불쾌하기 마련이다. 더 있으면 실수할까 두려워 나는 서둘러 누구를 보내야했다. 누구를 돌려보내고 나는 쓴웃음을 지었다. 누구의 욕지거리 중에 이해가 안 되는, 좀 생각하게 하는 욕이 있었다. "존나게 싸가지 없는 년..!" 존나게가 싸가지 없다...? 싸가지는 싹수의 변형된 말로 잘 알겠지만, 그 존나게라는 뜻은 무슨 뜻일까? 누구 뿐만 아니고, 모든 욕쟁이들은 존나게라는 욕을 잘 쓴다. 그 어언이 어디서 비롯됐는지도 모르고.. 우리 애들도 무슨 뜻인지도 모르고 이와 비슷한 은어를 쓰고 있어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크게 야단을 치고 지금부터 그런 말은 절대 쓰지 말라고 한 적이 있다. 요즘 애들은 약간 변형된 "졸라" 하고 한다. 은어도 세월에 따라 바뀌어 간다. 존나게에서 졸라로 바뀌었다. 요즘 컴퓨터에도 신세대들은 '졸라'나 이와 비슷한 "절라"를 많이 쓰고 있다. 무슨 뜻인이도 모르고.. 졸라 바쁘다. 졸라 이쁘다, 졸라 힘들다. 등등.. 졸라는 과장법으로 엄청, 되게, 무척, 보다 더 크게 과장을 할 때 쓰이는 듯 했다. 그럼 변형된 졸라 라는 어언은 어디서부터 시작 됐을까? 그 어언을 찾으려면 원색적인 용어 "존나게.." 에서 찾아야한다. 그러나 "존나게" 해도 그 뜻이 뭔지 모르기 때문에 찾기 힘들다. 존나게 에서 찾기 힘들면 뒤에 따라오는 말 중에 가장 많이 쓰이는 말은 덧붙이면 찾기 쉬울 것이다. 가장 많이 쓰이는 말은 뭐니뭐니해도 바쁘다는 말이 가장 많이 쓰인다. 일명, "졸라 바쁘다" 남자끼리는 흔히 바쁠 때, 오줌 넣고 ㅈ볼 새도 없다고 농담을 잘 한다. 오줌 넣고 꼭 ㅈ을 봐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급히 볼일을 보다 보면, 손으로 한번 스친 것이 집어넣은 줄 착각하고 내 놓고 다닐 수도 있다. 그래서 여기서부터 존나게 라는 말이 나오지 않았을까? 그러나 이 해석은 틀린 듯 하다. 아무리 바쁘다고 해도 다 내 놓고 다니면 그 곳은 감각이 예민하기 때문에 허전하고 좌우로 흔들거림에 안과 밖을 느낌을 금방 알 수 있다. 바쁘기 때문에 성기를 내 놓고 다닌다는 "졸나게" 어언은 여기서 시작은 아닌 듯 하다. 그럼 그 근거는 어디에 있을까? . 멀지도 않은 가까운 옛날, 시골학교 운동회에서 졸나게 라는 어언이 여기에서 시작된 듯, 성기누출사고가 있었다. 요즘도 티비에서 성기누출사고로 떠들썩하고있다. 사전에 의도 됐건 순간 충동이건 비난받아 마땅하다. 그 미친놈들이 마약을 했느니, 변태성욕자들이냐 아니냐는 둥, 여하튼 만인이 보는 티비에 "존나게" 라는 장면을 연출했다니 추태 중 추태고, 비극 중 비극이다. 그러나 그 옛날의 성기 누출사고는 추태도 아닌, 비극도 아닌 희극이 있었다. 비난도 받지 않고 오히려 한편의 재미있는 추억으로 묘사되고 있다. 시골 초등학교 운동회가 있으면 청년들의 100m 달리기가 있다. 상품으로는 비누, 양동이, 바가지, 삽, 곡괭이, 등등 이 있었다. 청년들은 보다 낳은 상품을 차지하기 위해 출전을 했고 더 낳은 성적을 얻기 위해 바지도 벗어 던졌다. 특별한 운동복도 없던 시절, 바지만 벗으면 당시에 가장 흔했던 하얀 팬티가 들어 난다. 옷을 잘 입는 시절이 아니었기에 남자들에겐 가운데 타진 팬티만 입어도 큰 흉은 아니었다. 그리고 때가 이니 만큼 일년에 한번 밖에 없는 운동회가 아닌가? 출발선에서 일렬종대로 폼을 잡고 기다렸다가 이윽고 딱총 소리가 들리고 정신 없이 뛰다보면 가운데 성기도 요동을 치고 가운데 틈을 비집고 나오는 수가 있다. 뛰는 사람은 자신의 성기가 밖에 나온 줄도 모르고 뛴다. 사력을 다해 격렬하게 뛰다보면 온 몸이 요동을 치기에 특별히 그곳만 신경 쓸 수는 없다. 안에서 좌우로 요동을 치든 밖에서 좌우로 요동을 치든, 느낌은 똑 같기 때문이다. 그 장면을 아무도 못 봤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관전하는 눈이 한 둘이 아니다. 그 많은 눈 중에 한 눈에 띄기만 하면, 다 퍼지게 돼 있다. 운 좋게...? 이 장면을 본 관객은 웃음보가 터지고 혼자 보기 아까운 듯 큰 소리로... " 저기 저 사람 모 나왔다.. 하하하하~!!!' 이렇게 되면 모든 관객은 "어디.. 어디..?" 하며 한 곳으로 눈이 집중되고 여러 사람들과 같이 깔깔 웃으며 그 장면을 즐긴다. 본인은 그것도 모르고 그 큰 것을 밖에 내놓고 좌우로 흔들며 정신 없이 뛰고 있다. 생각만 해도 얼마나 웃기는 장면인가? 골인 지점까지 들어와도 본인이 모르기는 마찬가지.. 한바탕 큰 힘을 몰아 썼는데 정신이 있을까? 누군가 알려줘야 비로소 비상사태를 감지하고 급히 집어넣는다. 나는 이 장면을 실제 겪었다. (내가 그랬다는 것이 아니고, 옆에서 봤다) 이 각본 없는 드라마는 운동회가 끝나고 몇 일, 아니, 몇 년이 지나도 재미있는 기억으로 모든 사람들에게 남는다. 얘기가 빗나갔나? 하여튼 이 장면은 나만이 겪은 일은 아닌 듯 하다. 요즘 신문이나 책, 그리고 인터넷에서 보면 운동회 때 이런 성기 누출 사고 이야기가 가끔 들어본다. 그래서 그 "졸라 바쁘다"어언은 여기서 시작되지 않았을까? 나 나름대로 결론을 내려본다. 너무 바쁘다 보면 모~ 나온 줄도 모른다. "졸나게"는 시골 운동회에서 시작됐다.! 요즘도 내 친구 중 하나는 졸라게 라는 말을 잘 쓴다. 옛날에 전화를 받으면, "어! 나, 남횬데.." 이렇게 시작을 했는데 요즘은 틀리다. 요즘 전화를 받으면 대부분 누구한테 왔나 발신자 확인을 하고 받는다. 발신자가 친구면, 이미 알고 있기에.. "어~! 왠일이야?' 이렇게 받지만 바쁘면 확인하지 않고 그냥, "여보세요..?" 하고 받는다. 그래서 그런지, 어째든 바빠 보였는지. "여보세요?" 하기만 하면, "존나게 바쁜 모양이네~!" 이렇게 대답을 한다. 이 친구는 졸라 라는 말을 쓰지 않는다. 나이가 나이니 만큼, 옛날 그 원색적인 용어 존나게를 그대로 쓴다. 요즘은 습관이 된 듯, 바빠도, 바쁘지 않아도, 전화만 받으면 인사가 존나게로 시작된다. "존나게 바쁜 모양이네~!" 그럼 나도 대답을 한다. 지가 욕으로 시작했으니 나도 욕으로 답을 해야지.. "응~! 바쁘긴 바쁜데 조은 안아와~!" 그 욕 잘하는 친구를 명예 훼손 문제도 있기 때문에 누구라고 말못하겠다. 2005.8.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