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친구가 세상을 떠났다.
이제 나이의 계절이 가을로 접어들어서일까 친구들이 참 잘도 죽는다.
10년 사이에 나랑 가까이 했던 친구들이 네 명이 세상을 떠났다.
이제 익숙해져 문상가도 눈물도 나지 않는다.
앞으로 10년 후에는 어떤 친구들이 또 내 곁을 떠나갈까.
그 중에 내가 포함될 수도 있다.
인생은 무상하다는 것은 예전에도 느껴 왔지만 이제는 가슴 절절히 느끼고 있다.
가까운 내 주변 사람들이 세상을 떠났지만 나는 보내지 아니했다.
그러기에 내 마음속에 가끔씩 그 사람들이 내 기억 속에 되살아난다.
가장 가까웠던 내 부모님 그리고 형제 .. 친구들..
돌아가신 내 부모님은 지금 어디에 계실까?
천당에 계실까 아님 환생을 하셔서 어느 곳에 다른 생을 살고 계실까.
아니면 무의 세계로 아무 곳에도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은 내게 중요한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아직 내 기억 속에 내 부모님이 살아 계신다는 것이다.
돌아가시기 전의 모습으로 또 돌아가실 때의 그 모습으로..
그 때의 나도 기억 속에 존재한다.
현재는 나는 그 때의 내가 아니다 그 때의 나는 그 때의 부모님과 함께 계신다.
그리고 그 때의 나는 부모님과 함께 과거 속으로 사라졌다.
세상을 떠난 친구들도 마찬가지로 내 모습은 친구들과 함께 과거 속으로 사라졌다.
현재의 나는 그 때의 나와 전혀 다른 모습으로 이곳에 존재하고 있다.
현재도 순간순간을 과거로 보내며 미래로 진행하고 있다.
내 기억 속에서만 과거의 내 부모님이 존재하고 또 세상을 떠난 내 친구들도 존재한다.
언젠가 나도 세상을 떠날 것이다.
내가 세상을 떠날 때 내 기억 속에서 존재했던 부모님 친구들도 모두 사라질 것이다.
그리고 내 자식들과 내 친구들도 내가 그랬던 것처럼 과거의 기억 속에서 나를 찾을 것이다.
그들마저 기억에서 내가 지워지는 날.
나는 모든 사람속의 기억 속에서 조차 나는 사라질 것이다.
모든 사람들 기억 속에서 조차 사라진 나는 과연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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