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술 이야기

산으로 강으로 2013. 11. 5. 11:37

 

술에 만취하고 다음날이면 어김없이 난 후회를 한다.

전날 과음으로 인해 뒷골이 땡기고, 피곤하고, 속이 쓰리고 등등..

음주 후에 나타나는 신체적 괴로움 때문만은 아니다.

신체적 괴로움은 예상되어 있었기에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내가 후회하는 이유는 쓸데없이 나불대며 떠들어댄 내 자신이다.

혹시 다른 실수는 하지 않았을까 친구에게 전화를 하면

친구는 2차 했느냐며 되묻는다.

친구는 실수 없었다지만 난 나의 실수의 잘 알고 있다.

잘난 척하며 두서없이 떠들고, 노래 꽥꽥, 부르고..

아침이면 후회를 하고 술을 적당히 마시자고 결심하지만

그것이 뜻대로 되지 않는다.

내가 술을 마시는 이유는..

술을 마시면 기분이 좋아지며 만물이 아름답게 보이기 때문이다.

꽃도 평상시 보다 아름답게 보이고 못생긴 여인도 어여쁘게 보이고 들리는 음악은 더욱 감미롭다.

그래서 노래방도 스스럼없이 찾는다.

단풍놀이나 꽃놀이 하는 사람들은 모두 술을 마신다고 착각하기도 한다.

모임에 나가는 사람들은 모두 술을 마신다고 착각한다.

노래방에서 노래 부르는 사람들은 모두 술을 마셨다고 착각한다.

술 안마시고 노래가 어떻게 나올까?

테레비에 나오는 가수들은 아마도 술을 엄청 마시고 노래 부를 것이다.

그러니까 그렇게 노래를 잘 부르지..

조용필은 아마도 말술을 마실 것이다.

술 안마시고 여행을 하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 아름다운 풍경이 제대로 감상이 되나?

모임 할 때 술을 안마시면 모임의 의미가 있나?

동창모임이든 계모임이든..

어떤 모임도 술이 없으면 의미도 없다고 생각했다.

나는 술의 의미를 긍정적으로 너무나 긍정적으로 생각하기에

스스럼없이 술을 많이 마시나 보다.

그 때문에 부작용도 나타난다.

전 날 기분 좋았던 만큼 나타는 현상, 아침의 후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술은 이익보다 손해가 더 많은 듯하다.

술을 끊은 친구들 얘기를 들어보면

술을 안마시고도 노래할 수 있고, 꽃도 아름답게 보인다며.

술의 의미를 평가절하 했다.

적당히 마시면 되지만 적당히는 내게 통하지 않는다.

많이 마시면 해로운 술..

적당히 마시는 것 보다 차라리 안 마시는 방법이 더 쉽다.

시작이 없으면 폭주도 없을것이다.

그래, 나 이제 결심했다.

이제 술을 안 마시련다.

나는 아는 모든 분들이여..

인생은 아름답다 말하지 마라!

술 생각나니까.

인생은 잔인하다고도 말하지 마라!

술 생각나니까.

강산은 아름답고 음악은 감미롭다고 말하지 마라!

술 생각나니까.

내게 모임 있다고 말하지 마라!

술 생각나니까.

경사가 있고 애사가 있다고도 말하지 마라!

술 생각나니까.

이 글 보고 댓글 달지 마세요.

술 생각나니까.

그렇다고 그냥 지나치지 마세요.

술 생각나니까.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장 하셨나요?  (0) 2014.01.15
정이란 무엇일까.  (0) 2013.11.13
존재의 이유  (0) 2013.11.04
어머니의 노래  (0) 2013.09.30
꽁트, 나무꾼과 신선  (0) 2013.09.30